참나무 같은 사람들
  글쓴이 : 쭈구렁 날짜 : 08-02-14 08:41     조회 : 10521    
참 나무 같은 사람들
 
 
  “나무 심는 사람”에서 자루 주머니를 갖고 다니며 땅에 심은 것이 도토리입니다.
  가을에 참나무 아래 가보면 많은 도토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어떤 것은 사람들이 주워가고, 또는 다람쥐가 물어가며, 어떤 것은 땅에 묻히지도 않고 싹을 틔우려고 합니다. 그래서 말라 죽기도 하죠. 이렇게 저렇게 흩어져서, 사실 싹을 틔우고 살아남는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참나무를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따위로 부르기에 우리나라 어디서나 흔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확한 구별을 하기가 힘든 나무이기도 합니다.
   참나무는 그 종류도 많고 흔하지만 특징 아닌 특징은 어떤 목적을 갖고 덤벼들기 전에는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나무라는 것입니다. 나무 색깔이 화려하지도 않고 아름다운 열매가 맺히는 것도 아니며, 꽃이 화려하거나 예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저게 꽃이냐 비웃음을 살 수 있지요. 나뭇가지는 하늘을 향해 이쪽저쪽으로 자라고 잎은 익히 보아왔던 모양새고 어느 것 하나 사람의 시선을 끌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나무 중에 나무라고 참나무로 불리어지고 있습니다. 정말 아무 볼품이 없는 이 나무의 보이지 않는 역할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땅속으로는 뿌리가 흙을 움켜쥐고 있고, 물기를 머금고 있고, 초록 이파리들이 황금 햇살을 받아들이고, 사람이나 짐승에게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내고, 어느 나무나 하는 것을 참나무도 하고 있으며, 뻐기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삶을 살아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나무나 이 사람들의 삶은 공통적으로 열악한 가운데 살아갔다는 것입니다. 참나무의 보이지 않는 특징은 거친 환경, 몹시 나쁜 곳에서도 오랜 시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곧 자신의 할 바를 다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장기려, 조지 워싱턴 카아버, 권정생... 이와 같은 분들이 그렇습니다.
  북에 두고 온 아내에 대한 사랑을 거두지 않고 홀로 살아가며 의사로서 가난한 자들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고민하고 자신이 당직일 때 병원비를 못내 퇴원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뒷문을 열어 놓을 테니 도망치라고 알려주는 의사. 가난한 자들이 효과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여 건강 보험의 기초를 놓은 분. 참나무 같은 분.
  흑인이 멸시받는 것이 가장 심할 때 이웃집 울타리에 핀 장미꽃이 시드는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며 성장하는 조지 워싱턴 카아버. 천부적인 (동)식물 치료자이며, 접목박사, 땅콩 한 종류에서 105가지의 땅콩 요리법을 발명한 사람. 땅콩과 고구마에 숨겨져 있는 많은 유용한 특성을 발견하였을 뿐 아니라 흑․백 국민정신을 새롭게 한 그림자와 같은 삶을 살다 사라져간 참나무 같은 분.
  몽실언니, 강아지 똥이 아저씨라고 부를 구차한 살림살이를 구차히 여기지 않는 삶을 살아간 사람. 큰 고개 두어개만 넘어가면 뵐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가운데 가신 분. 비루먹은 개와 같이 살며, 평범한 삶을 비범하게 산 게 아니라, 평범한 삶을 가장 평범하게 살아가신 참나무 같은 분.
 
 
 
 
  아- 나는 무엇인가. 행여 내 마음 안에 장미꽃을 그리며 여기 사람 다니는 곳, 저기 사람 모이는 곳에 팔려 다니지는 않았는지 모르겠구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대나무처럼 쭉쭉 자라 모든 사람을 내 어깨 아래 있게 하겠다고 교만의 비료를 신바닥에 넣고 다니지는 않았는지 모르겠구나.
  그렇지 않다면,
이름 모를 덩굴이 되어 이 나무 저 나무를 휘어감아 자라지도 못하게 하며 마침내는 나무 꼭대기 순을 잘라버려 죽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그런 몹쓸 짓을 안했다지만,
교만한 자, 무지한 자, 어리석은 자의 입바람에 흔들리며 분노하고, 원망하며, 불평한 건 아닌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그렇다”라고 금방 시인할 수밖에 없구나.
 
 
  아- 나는 언제나 그림자와 같은 삶을 살아가며 참나무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 평범한 가운데 자기의 할바를 알고, 자기의 할 일을 다하는, 하늘의 하나님께 두 팔 벌려 감사하며 살아가는 참나무와 같이 될꼬.
 
 
     도토리의 꿈
내안에 참나무 열매 있다면
씁쓸한 묵 한 사발이 되어
가난한 이의 허기진 배를 달래주고
참나무 아래 참고 견디는 시간 지나
내님 오실 때 기뻐 맞으리, 기뻐 맞으리
내 눈물 닦아주실 내 주님 맞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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