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예배와 말씀 암송
  글쓴이 : 박창수 날짜 : 21-01-09 07:57     조회 : 381    
몇 해 전 강원도 태백에 있는 예수원에서 희년 사경회를 열었을 때, 가족과 함께 갔었다. 목요일 밤 은사 예배 시간에 예수원 가족들과 참석자들이 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셨다. 그때 예수원의 기도가 깊은 한 형제님이 진실하고 섬세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내게 대언하셨는데, 요지는 아이들을 신앙으로 잘 양육하라는 말씀이었다. 그때 나는 내가 중시해 온 거시적인 희년 사역에 대한 대언 말씀이 아니라 미시적인 아이들 신앙 양육에 대한 말씀이어서 한편으로는 의아했으나,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이 분명하다고 분별했고 가슴에 새겼다.

지난 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코비드 19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외부 사역을 일체 접고 성경 연구에 집중했다. 그리고 4월부터 매주 토요일 밤에 가정예배를 재개하면서, 중2와 초5인 두 아들에게 말씀 암송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요한복음을 매주 한 장씩 그 뜻을 설명하고 5~10절 안팎의 요절을 암송하기 쉽게 편집해서 아이들에게 주고 그 다음 주 예배 때 한 아이씩 암송을 하도록 하고 다른 사람들은 눈을 감고 그 말씀을 묵상했다. 나도 부모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동일하게 말씀을 암송했다.

암송은 매주 처음부터 누적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요한복음을 마치는 날 아이들은 1장부터 21장까지 150개 정도의 요절을 30분 동안 모두 암송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신앙과 기도가 말씀에 뿌리를 내리게 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아이들의 우애도 깊어졌다. 그 원인에는 둘이 함께 비록 힘겹지만 같은 말씀을 암송하고 성취해 내는 데서 오는 전우애도 있었다.

그리고 요한복음 17장에 있는 예수님의 기도 가운데 “이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를 설명하면서,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안에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기본적으로 서로를 자기 마음속에 품는 것이라고 말하고 첫째에게 물었다. “네 마음에 동생이 있니?” 첫째가 지체하지 않고 바로 “예!”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둘째가 놀란 눈으로 형을 바라보았다. 둘째가 생각하기에 형이 자기와 잘 안 놀아주니까 서운한 게 많았는데, 형이 자기를 마음에 품고 있다고 말하니 놀란 것이다. 그러나 첫째는 비록 말로 표현은 잘 안 했지만 동생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 내가 둘째에게도 “네 마음에 형이 있니?”라고 묻자 둘째도 “예”라고 대답했다. 그 후부터 두 아이의 사이가 부쩍 가까워졌다. 형이 동생을 더 잘 챙겼고 동생도 형을 더 잘 따르게 되었다.

요한복음 후에는 마태복음을 암송하고 있는데, 산상수훈의 경우는 10주 정도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하고 50개 정도의 요절을 암송하도록 했다. 아이들이 요한복음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요한복음부터 마태복음의 해당 장까지 모두 암송하게 했는데, 처음부터 한 장씩 서로 번갈아가며 암송하는 데 1시간이 조금 안 걸린다.

한 가지 주의하는 것은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도 율법을 줄줄 외는 사람들이었는데 예수님을 죽이는 데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신행일치를 중요하게 가르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첫째 아들의 경우는 이제 중3으로 올라가면서 고등학교 진학과 미래 직업과 진로 선택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버는 세속적 가치관이 조금 스며들어 있었는데, “보물을 땅이 아니라 하늘에 쌓아야 한다.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시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하나님 아버지를 절대 신뢰하고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이나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고 최우선하여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해야 한다.”는 산상수훈의 말씀들이 큰 도전이 되어 아이의 기도 가운데 진실하게 담기는 것을 보면서 내 마음도 기쁘다. 두 아이 모두 산상수훈의 말씀대로 살아가기를 바라고, 아마도 이것을 위해 주님께서 몇 해 전에 예수원에서 아이들을 신앙으로 양육하라는 말씀을 주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독자 중에 혹시 아직 가정예배를 드리지 않는 분들이 있다면, 처음 시작이 어색해서 그렇지 계속 드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되니, 용기를 내서 새해에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더불어 아이들에게 성경 암송도 가르치면 좋겠다. 말씀에 힘이 있다. 아이들의 내면에 새겨진 말씀이 죄와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고, 중요한 선택과 결정에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내 자녀이기 전에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이 내게 신앙으로 잘 양육하라고 잠시 맡겨 주신 자녀이며, 언젠가 독립하여 살아갈 때 부모는 함께 할 수 없으나 아이들의 심비에 새겨진 말씀이 인생의 등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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