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빈곤』과 『진보와 빈곤 : 땅은 누구의 것인가』
  글쓴이 : 박창수 날짜 : 21-01-29 14:30     조회 : 1066    

헨리 조지의 책을 아직 읽지 않은 분들에게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다. 한 권은 『진보와 빈곤』 완역본(김윤상 역, 비봉출판사, 2016)이다. 『진보와 빈곤』은 헨리 조지의 대표작이다.

이 책의 전반부는 등산하는 것처럼 힘들다. 그러나 산을 오르는 곳곳에 쉼터가 있어 한숨 돌리듯이 헨리 조지는 독자를 위해 친절하게 모든 장마다 그 앞 장의 내용을 요약한 후에 해당 장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으니, 조금만 인내심을 발휘하면 힘겨운 전반부를 다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반부는 산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정경처럼 그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대안이 실현될 경우 사회가 얼마나 아름답게 바뀔지 그 비전이 펼쳐진다. 그래서 빠른 속도로 끝까지 완독할 수 있다.

게다가 그리스도인 독자라면 정서적으로 훨씬 더 가깝게 읽을 수 있다.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 책의 곳곳에 흘러넘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탐욕스럽고 무지한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불의하고 비참한 사회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다른 분의 번역본도 있으니, 역자와 출판사를 확인하시기를 바란다. 두 권을 모두 읽어 본 어떤 분의 견해에 의하면, 그 분의 번역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으나 번역 자체만 놓고 보면 김윤상 교수님의 번역이 명쾌하고 훨씬 좋다.

또 다른 한 권은 김윤상 교수님과 내가 공저한 『진보와 빈곤 : 땅은 누구의 것인가』(살림출판사)이다. 사실 이 책의 대부분은 김윤상 교수님이 쓰셨고, 나는 이미 다른 분들이 번역한 ‘헨리 조지의 생애’ 부분을 취합하여 조금 다듬고 『진보와 빈곤』의 핵심 사상을 요약하는 정도로만 기여했을 뿐인데도 김 교수님은 나를 공저자로 삼아 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서 김 교수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의 장점은 헨리 조지의 생애부터 그 대표작인 『진보와 빈곤』의 핵심 사상, 오늘날에 적용할 구체적 방안들이 수록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각 주제별(진보 속의 빈곤, 생산과 분배, 협동과 경쟁, 토지사유제와 노예제, 정부의 임무, 종교의 임무, 사회주의의 문제, 자유무역론 등)로 헨리 조지의 모든 저작으로부터 추출한 명언들이 수록되어 있다. 한마디로 헨리 조지의 사상에 대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엊그제 EBS에서 한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을 아내가 내게 전해주었는데, 그 내용이 바로 이 책에서 김윤상 교수님이 헨리 조지의 사상에 기초하여 토지뿐만 아니라 천연자원과 환경을 모두 포괄하여 현대적이고 종합적인 대안으로 제안한 ‘자연조세제’와 유사했다. 자연조세제는 과거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김 교수님이 직접 발제해서 토지문제와 자원문제와 환경문제에 대한 혁신적 대안으로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내가 아는 한 아마도 이 책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헨리 조지 관련 책들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헨리 조지의 사상과 대안이 각 주제별로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읽기 편하고 또 무엇보다 책이 두껍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 이 책을 출판한 살림출판사에서 이메일이 왔다. 재쇄에 들어가는데, 저자 약력 가운데 수정할 내용이 있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저자 약력 가운데 내가 처음에 쓴 부분을 다시 읽어 보았다.

“『진보와 빈곤』을 읽으면서, 헨리 조지가 주창한 지대조세제가 실현될 경우에 이루어질 아름다운 사회의 비전에 사로잡혀 벅찬 감동으로 며칠 동안이나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1996년 당시, 『진보와 빈곤』이 출판되기 전에 김윤상 교수님이 보내주신 B5 용지에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제본된 원고를 밑줄 치며 한 장 한 장 읽어가면서 후반부에 이르렀을 때 봉천동에 있던 내수동교회 대학부 형제공동체의 어두운 반지하방은 환희로 빛났었다. 그래서 나는 온누리교회 청년부를 비롯하여 수천 장 전단지를 뿌려서 모인 청년들과 함께 그 방에서 『진보와 빈곤』 독서 모임을 시작했다. 그 방은 비록 반지하방이었으나 진리를 추구하며 빈곤 문제와 분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그리스도인 청년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서도 내가 추천한 이 두 권의 책을 읽고 나와 같은 환희를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책들을 읽은 분들이 중심이 되어 『진보와 빈곤』 독서 모임이 자발적으로 수많은 교회에서 일어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민족의 통일을 희년 체제로 준비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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