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 사역의 핵심: 성령과 말씀
  글쓴이 : 박창수 날짜 : 21-02-06 12:53     조회 : 923    
누가복음 11장의 초점은 성령과 말씀이다. 전반부는 성령에 초점이 있고, 후반부는 말씀에 초점이 있다.

전반부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는데(1-4절) 그 중 “우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는 기도가 그 다음 본문에서 여행 중에 찾아온 굶주린 벗을 위해 먹일 것을 달라고 간청하는 기도(5-8절)로 구체화되어 강조되고, 이렇게 가난한 이웃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이에게 하나님께서 성령을 주셔서 그 문제를 해결하게 하신다(10-13절).

그리고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시자 바알세불을 힘입어 그렇게 하신다고 비방하는 자들에게,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손 곧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심으로써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임하였으니, 이제는 반드시 자신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이어서 더러운 귀신이 나간 후에 더 악한 귀신 일곱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이는 성령의 내주하심이 왜 중요한지를 강조하신 말씀으로 이해된다(14-26절).

이어지는 후반부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시고(27-28절), 솔로몬과 요나보다 더 크신 이의 지혜로운 말씀과 전도를 말씀하신 후에(29-32절), “속에 있는 빛” 곧 ‘마음속에 있는 말씀’을 강조하신다(33-36절; 참조. 시편 119:105,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이어서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에게 그 속에 있는 탐욕과 악독을 버리고 “그 안에 있는 것” 곧 ‘마음 안에 있는 말씀’으로 구제하라고 말씀하시고(37-41절), 공의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을 말씀하시는데(42절), 이는 미가 6:8에 있는 ‘여호와께서 사람에게 구하시는 것’ 세 가지 곧 오직 정의를 행하며(공의), 인자를 사랑하며(구제),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하나님께 대한 사랑)을 순서를 바꾸어 말씀하시면서 그런 삶의 원동력인 ‘마음 안에 있는 말씀’을 강조하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지기 어려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우고 자기들은 한 손가락도 이 짐에 대지 않는 율법 교사들을 향해, 아벨의 피로부터 사가랴의 피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 모든 선지자의 피를 ‘이 세대’가 담당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후에,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그 율법 교사들에게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서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고자 하는 이도 막았느니라.”라고 하시며 화를 선언하셨다(45-54절).

요컨대 누가복음 11장의 전반부는 성령에, 후반부는 말씀에 초점이 있다. 성령과 말씀이 내주할 때, 더 악한 귀신 일곱이 들어오지 못하며, 탐욕과 악독도 똬리를 틀지 못하게 된다. 그 마음에 성령과 말씀이 충만할 때,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일용할 양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고, 구제와 공의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성령과 말씀의 강조는 요한복음 4장에서 영(성령)과 진리(말씀)로 예배하라고 하신 말씀과도 일맥상통한다.

참고로 성령 임재의 두 가지(내적, 외적) 측면과 성령 임재와 말씀 들음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자.

요 20:21-22, "예수께서 또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향하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신 것은, 마치 태초에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셔서 아담을 살아있는 영혼으로 창조하신 것과 같다.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는 말씀대로, 예수님은 성령 하나님이 그 안에 계시는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어 세상으로 보내신다.

부활절(초실절) 저녁의 성령 임재가 성령 하나님이 신자 '안에'(in) 임하시는 '내적 임재'라면, 성령강림절(오순절) 아침의 성령 임재는 성령 하나님이 신자 '위에'(on) 임하시는 '외적 임재'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있어야 한다. 성령 하나님의 내적 임재는 우리의 성품을 성화시키고, 성령 하나님의 외적 임재는 우리의 은사를 활성화시킨다(대천덕 신부의 성령론). 

그런데 성령강림절(오순절)의 성령 임재는 기도가 선행된 상태에서 말씀을 듣는 가운데 일어났다. 흔히 열심히 기도하고 있을 때 성령께서 강림하셨다고 오해하는데,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은 기도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 일어났다.

이문식 목사가 <CBS 성서학당>에서 잘 설명했듯이,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행 2:2)에서 ‘그들이 앉은(까테마이)’이란 구절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성령 강림은 그들이 앉아있을 때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앉은 자세는 기도하는 자세가 아니라 말씀을 듣는 자세이다. 당시에 유대인들은 기도할 때 서서 기도하거나 무릎을 꿇고 기도했지, 앉아서 기도하지 않았다. 앉을 때는 바로 말씀을 들을 경우였다.

이는 눅 5:17, "하루는 가르치실 때에……바리새인과 율법교사들이 앉았는데(까테마이)"에서도 확인된다. 동일한 헬라어 ‘까테마이’가 사용되고 있는데, 바리새인과 율법교사들은 앉아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것이다.

따라서 성령 강림은 제자들이 기도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말씀을 듣고 있을 때 일어난 것이다. 나중에 가이사랴에 있던 고넬료의 집에서도 성령 강림은 모인 사람들이 말씀을 듣는 중에 일어났다.

행 10:44-46, "베드로가 이 말을 할 때에 성령이 ‘말씀 듣는’ 모든 사람에게 내려오시니, 베드로와 함께 온 할례 받은 신자들이 이방인들에게도 성령 부어 주심으로 말미암아 놀라니, 이는 방언을 말하며 하나님 높임을 들음이러라."

그리고 그 말씀의 핵심은 '예수님의 부활'이었다(행 10:40). 오늘날에도 '예수님의 부활'과 그 크고 놀라운 의미들이 강단에서 확실하고 명료하게 선포될 때, 성령 하나님의 외적 임재가 말씀을 듣는 사람들에게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성령 강림이 오순절에 예루살렘과 그 후 가이사랴의 고넬료 집에서 모두 기도하는 가운데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기도가 무시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사실은 그 반대이다. 두 경우 모두 그 전에 기도가 쌓여 있었다. 예루살렘에 있던 제자들은 그 전에 오로지 기도에 힘썼으며(행 1:14), 고넬료는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었다(행 10:2). 요컨대 성령 강림은 기도가 쌓인 상태에서 말씀을 듣는 가운데 일어났던 것이다.

희년 사역의 핵심도 '성령과 말씀'이다. 성령 하나님이 기도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말씀으로 충만케 하셔서 희년 정신을 실천하게 하시고 희년 교회와 희년 세상을 이루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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