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의 사람, 최춘선
  글쓴이 : 박창수 날짜 : 21-02-08 10:55     조회 : 686    

주: 이 글은 <플러스인생>(전 <신앙계>) 2008년 3월호에 기고한 글을 다듬은 것이다. 코비드 19 팬데믹의 고통을 계기로 한국 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나를 비롯한 목회자와 그리스도인들이 제자도의 본질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제자였던 최춘선 목사의 희년 정신과 그 실천을 아래 기재한다.

맨발의 전도자, 최춘선(崔春蘚, 1920-2001). 그의 마지막 생애는 다큐멘터리와 책을 통해 널리 알려졌는데, 정작 그의 희년 실천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최춘선은 말씀의 사람이었다. 그 장남인 최바울 목사의 증언에 의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깊게 묵상하였고, 성경 66권 전권을 거의 암송할 정도로 성경을 꿰뚫고 있었다고 한다.

최춘선은 광복군의 일원으로서 독립유공자였다. 그래서 국가로부터 연금과 자녀들의 대학 학비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그는 이것을 거부하였다. 그래서 가족들은 힘들게 살아야 했다.

그럼 그는 왜 국가의 혜택을 거부했을까? 그 이유는 조국이 완전한 독립과 통일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민족이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기 때문에 아직 진정한 해방이 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맨발로 30년 넘게 다녔는데,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단지 통일이 되면 신발을 신겠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지하철에서 손에 들고 있던 종이에는 ‘50년간 미룬 노예 해방, 38선 직통 해방’이란 글이 쓰여 있었다. 그는 우리 민족이 아직 완전한 독립과 통일을 이루지 못한 노예 상태에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가 지하철에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맨발로 다닌 것은 민족의 노예 상태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행위였다. 그는 민족이 노예 상태에 처해 있기 때문에, 자신도 노예처럼 신발을 신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맨발이라는 선지자적 행위 언어로 우리에게 민족의 완전한 독립과 통일을 위해 헌신할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가 특히 학생들에게 말한 “미스 코리아 유관순, Why two Korea? 미스터 코리아 안중근, Why two Korea?”는, 유관순과 안중근 같이 나라를 사랑하고 자기를 내던져 희생한 사람들이 진정한 한국인이며,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두 개의 코리아로 분단된 민족이 완전한 독립과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최춘선은 대지주였다. 김포에서 수십만 평의 땅을 유산으로 받아 소유했다. 그러나 그는 성경의 가르침을 깨닫고 나서 땅을 교회와 양로원과 고아원 등이 세워진 3천 평만 남기고 월남 피난민들과 빈민들에게 다 나누어주었다. 그는 “토지를 영영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우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레 25:23)는 말씀에서 땅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는 “네게 오히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막 10:21)는 예수님의 말씀을 깨닫고 땅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가 나누어 준 땅은 지금 서너 동리를 이룰 만큼 엄청났다.

그는 땅이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남긴 땅 3,000평도 등기 자체를 하지 않았다.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고 인간은 나그네요 우거자일 뿐이라는 레위기 희년의 토지법을 그는 철저하게 실천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것을 알고 어떤 악한 사람이 자기 땅이라고 등기를 해서 소송이 붙게 되었다. 그 때 최춘선에게서 땅을 나누어 받은 가난한 사람들이 증언을 해서 승소를 했다. 그러자 그 악인이 포기하지 않고 항소를 했는데 최춘선은 이상하게 그 자리에 나가지 않았다.

그는 결국 땅을 빼앗겨 수백 명의 고아들을 데리고 쫓겨나야 했다. 그런데 이삿짐을 싸고 쫓겨나는 날, 그는 오히려 찬송가를 흥얼거렸다. 이후 가는 데마다 동네 주민들이 고아들을 거부해서, 30번 넘게 나그네처럼 이사를 다녀야 하는 고초를 겪었다.

최춘선은 땅만 나눠 준 것이 아니었다. 입을 옷도, 먹을 것도 모두 그렇게 나눠 주었다. 다음은 그 장남인 최바울 목사의 증언이다.

“집에 새 점퍼라도 생기면 지나다가 추위에 떠는 아이에게 그걸 갖다 주시는 거예요. 내일 아침에 먹을 쌀만 남았는데 누가 와서 먹을 것이 없다고 하면 다 퍼주시는 거예요. 어머니가 너무 힘드셔서 마지막 쌀인데 아이들은 어떻게 하냐고 하시면, 성경에서 그랬다는 거예요.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마라. 먹을 것 입을 것을 위해 걱정하지 마라. 하나님이 다 먹이신다. 그리고 코를 골며 주무시는 거지요. 정말 한 번도 굶은 적이 없었거든요. 쌀을 다 퍼주신 다음 날 새벽에 누군가 문을 두드려 나가보니 전에 저희 교회 다니던 집사님이 시골로 이사를 가서 첫 곡식을 수확했다고 밤새 기차를 타고 가져오신 겁니다.”(김우현, 『다큐북 팔복1 - 맨발천사 최춘선 - 가난한 자는 복(福)이 있나니』, 규장, 2005).

최춘선은 한마디로 희년(禧年)의 사람이었다. 그가 간절히 염원한 민족의 통일은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성경의 희년 사상과 닿아 있다. 그리고 그가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 믿고 땅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준 것은 희년 토지법을 실천한 것이다. 또 옷과 쌀을 걱정하지 않고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 준 것도 희년 정신을 실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다큐멘터리와 책을 통해 최춘선의 삶을 보여 주신 것은, 희년을 실천하라는 하나님의 뜻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7년에 평양 대부흥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많았지만, 정작 부흥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최춘선처럼 성령 하나님의 역사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희년 정신을 실천하는 희년의 사람들이 한국 교회에서 우후죽순처럼 나온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부흥의 증거일 것이다.

레 25:23, “토지를 영영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우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

막 10:21, “네게 오히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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