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 희년 경제를 실천하라
  글쓴이 : 박창수 날짜 : 21-02-19 19:11     조회 : 686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 희년 경제를 실천하라

누가복음 16장의 ‘옳지 않은 청지기’ 비유는 누가복음에서 가장 난해한 본문 중의 하나이다. 나는 오래 전에 이 비유에 대한 수십 편의 논문을 읽으면서 많이 배우고 깨닫게 되었는데 그 논문들에는 각기 장단점이 있었다. 이 글은 그 논문들을 참조한 상태에서 현재 내가 이해하는 최선의 해석인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기준 질문으로 출발한다.

(1) 8절에서 ‘옳지 않은’ 청지기인 이유는 무엇인가?

(2) 9절과 11절에서 ‘불의한’ 재물인 이유는 무엇인가?

1. ‘옳지 않은’ 청지기

눅 16:8,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8절에서 그 청지기를 ‘옳지 않은’ 청지기로 표현한 이유는, 5-7절에서 그 청지기가 주인에게 빚진 자들을 위해 한 일 때문이 아니라 1절에서 주인의 소유를 낭비했기 때문이다.

눅 16:1, “또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있는데 그가 주인의 소유를 낭비한다는 말이 그 주인에게 들린지라”

곧 청지기로서 주인의 소유를 낭비했기 때문에 그 청지기가 ‘옳지 않은’ 청지기인 것이다. 그 청지기가 주인에게 빚진 자들을 위해 한 일이 ‘옳지 않은’ 일로 비난받는 것이 아닌 것이다. 오히려 그 일은 다음에 살펴보겠지만 ‘옳은’ 일이었다.

2. ‘불의한’ 재물

눅 16:9,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

눅 16:11, “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도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예수님이 이 비유 직후에 재물을 ‘불의한’ 재물로 표현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신구약성경에서 ‘불의하다’는 단어의 기본 의미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불의한 재물’이란 하나님의 법을 어긴 채 그러모은 재물을 가리킨다. 모든 재물을 불의하다고 말씀하신 게 아니다.

그럼 이 비유에 등장하는 재물은 구체적으로 어떤 율법을 어기고 모은 재물인가? 그것은 바로 이자금지법과 부채탕감법이다. 왜냐하면 ‘빚진 자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눅 16:5-7, “5.주인에게 빚진 자를 일일이 불러다가 먼저 온 자에게 이르되 네가 내 주인에게 얼마나 빚졌느냐 6.말하되 기름 백 말이니이다 이르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빨리 앉아 오십이라 쓰라 하고 7.또 다른 이에게 이르되 너는 얼마나 빚졌느냐 이르되 밀 백 석이니이다 이르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팔십이라 쓰라 하였는지라.”

구약 율법에서 빚과 관련된 법은 두 가지이다. 바로 이자금지법과 안식년 부채탕감법인데 각각의 대표적 율법 규정은 다음과 같다.

신 23:19-20, "19.네가 형제에게 꾸어주거든 이자를 받지 말지니 곧 돈의 이자, 식물의 이자, 이자를 낼 만한 모든 것의 이자를 받지 말 것이라 20.타국인에게 네가 꾸어주면 이자를 받아도 되거니와 네 형제에게 꾸어주거든 이자를 받지 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가 들어가서 차지할 땅에서 네 손으로 하는 범사에 복을 내리시리라."

신 15:1-3, “1.매 칠 년 끝에는 면제하라 2.면제의 규례는 이러하니라 그의 이웃에게 꾸어준 모든 채주는 그것을 면제하고 그의 이웃에게나 그 형제에게 독촉하지 말지니 이는 여호와를 위하여 면제를 선포하였음이라 3.이방인에게는 네가 독촉하려니와 네 형제에게 꾸어준 것은 네 손에서 면제하라.”

토라의 다른 본문들에는 이 율법의 수혜 대상을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가난한 자’로 특정하고 있지만, 이 신명기 본문은 가난한 자로 특정하지 않고 ‘형제’ 곧 이스라엘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것은 그 수혜 대상이 공식적으로는 모든 이스라엘 사람이되, 실제적으로는 가난한 자들이 그 수혜 대상의 대부분이었을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시 누가복음 16장으로 돌아와서, 청지기가 주인에게 빚진 자들에게 탕감해 준 기름 50말과 밀 20석은 바로 이자금지법을 어긴 채 받은 이자 또는 부채탕감법을 어긴 채 지난 안식년에 탕감하지 않은 원금이기 때문에 ‘불의한’ 재물로 표현하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기름 50말과 밀 20석에 대해 혹자는 청지기가 받을 권리가 있는 수수료(커미션)로 해석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불의한’ 재물이 아니라 ‘의로운’ 재물로 표현되어야 마땅하다. 따라서 이 기름 50말과 밀 20석은 청지기의 수수료가 아니다. 청지기가 자기 수수료 몫을 주인에게 빚진 자들에게 탕감해 준 것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밀의 경우는 20퍼센트이긴 하지만 기름의 경우는 50퍼센트나 되는데 이처럼 많은 몫을 주인이 청지기에게 수수료로 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기름 50말과 밀 20석은 율법에 의하면 청지기의 정당한 몫이 될 수 없는 부분, 또 주인의 정당한 몫이 될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이자금지법을 어긴 채 받은 이자 또는 부채탕감법을 어긴 채 탕감하지 않은 원금인 것이다.

3. 희년 경제 실천

그러므로 예수님이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고 하신 말씀은, 이자금지법을 어긴 채 받은 이자를 돌려주고, 부채탕감법을 어긴 채 탕감하지 않고 있는 원금을 탕감해 주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자금지법과 부채탕감법은 넓은 의미의 희년 경제법에 포함된다. 따라서 이 말씀은 한마디로 희년 경제를 실천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해석은 누가복음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인 ‘나사렛 메시아 선언’(눅 4:18-19)에 있는 ‘주의 은혜의 해’ 곧 넓은 의미의 희년과 일맥상통하는 해석이다.

따라서 이 비유의 마지막에서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는 말씀 역시 희년 경제를 실천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눅 16:13,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길 것임이니라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 정작 하나님이 명하신 희년 경제법을 어긴 채 불의한 재물을 모은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재물을 섬기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재물을 섬기는 사람은 당연히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하나님을 섬겨야 하는데,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은 하나님의 법에 순종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고 희년 경제법에 순종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데, 이런 사람이 바로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는 지혜로운 사람인 것이다.

나는 여기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희년 경제법을 실천하는 한 가지 행동으로 ‘희년은행’ 조합원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희년은행 홈페이지의 소개문에 의하면, 희년은행은 개인과 교회 및 단체가 저축하여 저축한 만큼 중도인출이나 무이자대출을 가능하게 하여 건전한 재무관리 및 금융소비습관을 장려하고 있는데, 모은 저축금은 만 39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고금리전환대출사업, 공동주거 지원대출사업 등 대안 사회사업에 투자되고 있고, 저축금 외에 조합비(회비)와 대출수수료를 통해 희년은행의 운영비가 충당되며, 저축자와 대출자가 모두 의무저축에 기반한 조합원이 된다.

무이자 대출의 혜택을 보는 청년들의 수는 희년은행의 재정 크기에 비례한다. 그래서 희년은행에 무이자 적금을 드는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많은 청년들이 무이자 대부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제든지 상환 요청을 하면 원금을 상환 받을 수 있다.

희년은행 조합원 가입을 통해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리스도인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들도 적극적으로 희년은행에 조합원으로 참여해서 가난한 청년들에게 작은 희년을 선포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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