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문제와 부동산 백지신탁제
  글쓴이 : 박창수 날짜 : 21-03-09 18:07     조회 :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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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문제와 부동산 백지신탁제

“오세훈 후보의 땅투기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합니다. 오세훈 후보는 과거 본인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의원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 8월, 서울시는 국토해양부에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국토해양부는 관계기관 검토를 거쳐 2009년 10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4443제곱미터(약 1344평)의 땅이 대거 포함되어 있는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합니다.

오세훈 가족과 처가는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이후 2010년과 2011년까지 개발제한구역 땅을 넘기는 대가로 36억 5000만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SH로부터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평당 약 270만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내곡동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기 전인 2008년 1월에서 2009년 6월까지 인근 땅의 토지거래가는 평균 100만원 내외입니다. 이것을 감안할 때 오세훈 일가는 소유 땅을 전년도 대비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비싸게 SH에 넘긴 것입니다.”(천준호,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땅 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 2021년 3월 9일).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오세훈 후보는 서울시장 자격이 없습니다. "몰랐다,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라는 식의 변명으로 피해갈 수 없습니다.

고의적으로 이렇게 한 것이라면 서울시장이라는 고위공직자에게 엄중하게 요구되는 청렴 의무를 내팽개친 것으로서, LH 직원들은 개발정보에 '맞추어' 투기를 한 것인 데 비해, 오세훈 후보는 개발 계획을 '만들어' 가족과 처가 등 친인척에게 20억대의 불로소득을 안겨 준 것이니 그 죄질이 훨씬 더 나쁩니다.

그리고 가능성이 매우 낮기는 하지만  정말 모르고 우연히 이렇게 된 것이라 해도 친인척 관리를 철저히 안 한 것이기 때문에 서울 시장 자격이 없습니다. 서울시장이라면 적어도 가족과 처가의 소유 부동산이 어디에 있는지는 미리 파악해서 개발계획을 짤 때 그 지역을 피하거나 불가피하게 해당 지역을 포함해야 한다면 미리 그 지역 부동산을 매각하고 떠나게 함으로써, "선비는 참외밭에서 신발을 고쳐신지 않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조심해야 마땅합니다.

혹자는 이건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서울시가 추진하는 각종 공공개발정책의 신뢰성을 결코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높은 수준이 서울시장과 같은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이고 엄격성인 것입니다.

(추가: 오세훈 후보가 KBS 9시 뉴스에 나와서 아래와 같이 해명했군요.

"제가 2006년 6월달에 서울시장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그런데 2006년 3월달에 이미 국민임대 예정지구로 지정이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노무현 정부 때 지정이 된 거고요. 저는 그다음에 취임을 했는데, 이게 왜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탈바꿈하느냐하면 그다음에 정권이 바뀌면서 MB정부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때 이제 보금자리 주택사업을 하면서 이 국민임대주택특별법이 이름이 바뀌게 됩니다, 보금자리주택특별법으로. 그러니까 당연히 행정부 입장에서는 다시 보금자리로 지정을 하게 된 겁니다. 그 과정에서 서울시가 형식적으로 절차를 밟아야 될 것 아닙니까? 그래서 국토부에 신청한 서류를 오늘 천준호 의원이 들고나와서 그 서류가 증거라고 내민 겁니다."

이 해명의 요지는 2006년 3월에 내곡동이 국민임대 예정지구로 지정되고, 6월에 자신이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것이며, 2009년 8월에 서울시가 국토해양부에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공문을 보내 요청한 것은 정권이 바뀌면서 법도 바뀌어 단지 형식적 절차를 밟은 것일 뿐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 해명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2009년 8월에 서울시가 국토해양부에 공문을 보내서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하기 전인 2008년 1월에서 2009년 6월까지 인근 땅의 토지거래가는 평당 100만원 내외였는데, 그 다음에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이후 SH로부터 받은 보상금은 평당 약 270만원이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오세훈 후보의 해명처럼 단지 형식적 절차를 밟은 것일 뿐이라 하더라도 그 형식적 절차를 통해 평당 100만원짜리 땅을 270만원에 자기 가족과 처가가 보상받았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오세훈 후보가 서울 시장으로 재직했을 당시에 서울시가 국토해양부에 이런 공문을 보내서 이런 막대한 보상금을 받게 했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더구나 그 수혜 대상자인 가족이 바로 오세훈 후보의 부인이라고 하니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서울 시장이라면 자기 부인과 처가에 권하여 서울시가 그런 ‘형식적 절차’의 공문을 국토해양부에 보내기 전에 해당 토지를 매각하게 했어야 마땅한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여야 국회의원 모두, 그리고 청와대와 정부의 공위공직자 모두 전수 조사해서 드러날 경우 사퇴하게 하고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위공직자와 부동산 관련 공기업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처가 등 가까운 친인척에 대해서도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입법해서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천봉쇄해야 합니다. 부동산 백지신탁제는 김윤상 교수님이 잘 설명해 주셨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고위 공직에 취임하는 자는 본인 및 일정 범위의 친인척이 소유하는 실수요 이외의 부동산을 신탁한다.

② 신탁가액은 '신탁 시점의 부동산 가격'과 '부동산 취득가격의 원리금' 중 적은 금액으로 한다.

③ 신탁 부동산의 운용 수익은 국고에 귀속시키며, 신탁 해지 시점에 신탁가액의 원리금을 돌려준다.

이런 제도는 적어도 두 가지 이유에서 필요하다. 첫째로, 고위 공직 취임 후 업무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사람은 힘들여 수양을 해도 편견과 욕심을 버리기 어렵다. 고위 공직에까지 올라간 분들이라고 해도 자신에게 불리한 정책에 대해서는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을 갖기 쉽다. 그러므로 공정한 정책을 수립하려면 정책에 관한 이해관계를 끊어야 한다. 공직자윤리법(제14조의4)에 주식백지신탁제가 도입되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제도를 부동산에도 도입하자는 것이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원천 봉쇄하여 누구도 부동산으로는 재산 증식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그런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황에서는 고위 공직자와 부동산 투기와의 커넥션부터 끊을 필요가 있다.
 
둘째로, 고위 공직자 인재 풀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 고위 공직자 청문회 또는 재산공개 때 실수요 아닌 부동산이 드러나면 여론의 집중적인 포화를 받는다. 재산형성 과정에 위법행위가 없는 경우에도 비난이 비등한다. 그러나 법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의 부동산 재테크를 삼가도록 평범한 사람에게 바라는 것은 지나치지 않을까? 물론 스스로 그렇게 살아왔다면 공직 후보자로서의 공공심을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너무 높은 잣대를 들이대면 공직자 인재 풀이 줄어든다. 그래서 과거에는 그랬다고 하더라도 고위 공직을 맡는 시점에 자신을 돌아보고 문제되는 부동산을 백지신탁한다면 여론도 너그러이 봐줄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부동산 원죄를 탕감하는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부동산 백지신탁제가 필요하다."(김윤상, “"부동산 백지신탁, 어렵지 않아요" [이젠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다] 고위 공직자와 부동산 투기 커넥션 끊자”, <프레시안> 2012년 3월 12일).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38295?no=38295#0D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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