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 - 희년 잔치
  글쓴이 : 박창수 날짜 : 21-03-28 15:12     조회 : 75    
성찬 - 희년 잔치

성만찬과 오병이어 사건에는 동일하게 ‘가져’, ‘감사기도하시고(축사하시고)’, ‘떼어’, ‘주시며’라는 네 가지 동사가 사용되고 있다. 비록 거기 사용되는 네 개의 헬라어들 가운데 두 개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 뜻은 모두 같다.

눅 22:19, “또 떡을 가져(람바노) 감사기도하시고(에프카리스떼오) 떼어(끌라오) 그들에게 주시며(디도미)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눅 9:16,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람바노)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에블로게오) 떼어(까따끌라오) 제자들에게 주어(디도미) 무리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니.”

그리고 이것은 엠마오의 식사에도 이어진다. 예수님이 두 제자와 함께 식사하실 때 가지사, 축사하시고(감사기도하시고), 떼어, 주신 것이다.

눅 24:30, “그들과 함께 음식 잡수실 때에 떡을 가지사(람바노) 축사하시고(에블로게오) 떼어(끌라오) 그들에게 주시니(에삐디도미).”

이에 대해서는 유진 피터슨이 쓴 책, 『부활 - 일상에서 만나는 살아계신 그리스도』에 잘 정리되어 있다.

  “영국 성공회 수도사였던 돔 그레고리 딕스는 1941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성찬의 형식’the shape of liturgy이라는 표현을 소개했다. 물론 성경과 예배를 연구하는 다른 이들 또한 이것을 인식했다. 하지만 성찬의 형식을 매우 인상적으로 묘사하여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의 글은 진일보하다. 그는 이 형식이 함축하는 모든 의미들을 탐구했다. 그의 이 놀라운 논문을 능가하는 연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가 우리로 하여금 주목하게 하는 부분은 이것이다. 각기 다른 네 번의 경우에 예수님이 식사 때 보이신 행동이 모두 네 개의 동사들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는 오천 명의 군중을 먹이셨을 때다(마 14:13-21). 예수께서 무리들을 자리에 앉히시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라는 얼마 안 되는 음식을 손에 드셨다. 마태는 이렇게 기록한다.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19절).

  여기 사용된 네 개의 동사는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주셨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사천 명의 배고픈 군중을 먹이신 사건이다(마 15:32-39). 이번에도 준비된 음식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다. 일곱 개의 떡과 물고기 몇 마리뿐이었다. 예수님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무리를 앉히신 후 “떡 일곱 개와 그 생선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36절)셨다. 그리고 제자들은 그것을 무리에게 가져다주었다.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주는 네 가지 동작이 동일한 순서로 나타나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예수님이 잡히시던 목요일, 곧 최후의 만찬이 있었던 저녁이다(마 26:26-29). 때는 유월절 저녁이었고, 예수님은 열 두 제자들과 함께 계셨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렇게 진행된다.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26절).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주셨다.

  누가가 기록한 엠마오의 식사도 그중 하나다. “그들과 함께 음식 잡수실 때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니”(눅 24:30).

  다시 한 번 예수님은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주신다.”(유진 피터슨, 109-110쪽).

그런데 요한복음에서 오병이어 사건이 기록된 요한복음 6장에 의하면, 예수님이 ‘오병이어’ 기적을 베푸시자, 유대인들은 ‘만나’를 이야기하고, 이에 대해 예수님은 인자의 살을 먹고 인자의 피를 마시는 ‘성찬’을 말씀하신다. 곧 ‘만나-오병이어-성찬’이라는 성경의 큰 흐름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흐름은 고린도전서 11장의 성찬 본문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흐름 가운데 바로 희년 정신이 있다. 이것을 간단하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공관복음에서는 오병이어 사건과 성찬(예수님과 제자들의 마지막 유월절 식사) 사이의 연관성이, ‘가지사, 감사기도하시고, 떼어, 주셨다’는 네 가지 동사가 공통적으로 사용된 것에 의해 명확하게 드러난다.

둘째, 만나 사건과 오병이어 사건에는, ‘모든 사람이 골고루 나누어 먹는다’는 ‘희년 정신’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 희년 정신은 고스란히 성찬에도 이어진다.

셋째, 그래서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1장 본문에서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성찬을 제대로 지킬 것을 권면하면서, 가난한 사람들도 함께 먹고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요컨대 성찬은 한마디로 ‘희년 잔치’이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가난하여 먹지 못하는 사람도 없고 또 부유하여 혼자서만 너무 많이 먹는 사람도 없이 모두가 골고루 먹고 마시며 기뻐하며 하나 되는 희년 잔치이다. 그리고 이 희년 잔치는 바로 ‘하나님 나라 잔치’이다.

성찬에 참여할 때, 예수님의 임재 앞에서 감사하며, 희년 정신을 가지고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배려하며 모두가 하나 되어 기쁨 가운데 참여하면 좋겠다. 그래서 성찬 가운데 임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모두 누리면 좋겠다.

참고문헌
유진 피터슨. 부활 - 일상에서 만나는 살아계신 그리스도. 권연경 옮김. 파주: 청림출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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