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갈 2:20) - 바울과 이사야(2)
  글쓴이 : 박창수 날짜 : 21-09-06 15:35     조회 : 34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갈 2:20)
- 바울과 이사야(2)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유명한 질문이 있다. 이것은 찰스 M. 쉘돈(Charles M. Sheldon)이 쓴 유명한 그리스도교 신앙 소설(In His Steps: "What Would Jesus Do?")에서 연유한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어떤 신학자들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므로 이런 질문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그 신학자들의 주장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은 우리의 구원을 위한 영단번의 유일하고 완전한 대속이 틀림없다. 어느 누구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에 보탤 수 없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자문하며 타인을 위해 대속적인 희생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과연 잘못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사도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갈 2:20)라고 고백한다. 어떻게 바울은 자신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그뿐만 아니라 바울은 그리스도의 고난과 자신의 고난을 연속선상에서 이해했다.

골 1:24,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

여기서 바울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자기 육체에 채운다고 고백했는데, 어떻게 이런 이해에 도달하게 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그가 이사야서에 나오는 “여호와의 종”을 먼저는 예수 그리스도께, 다음으로는 자신에게 적용하여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여호와의 종”을 예수 그리스도께 적용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에게까지 적용하여 이해한 이유는 바로 주(主)의 명령 때문이었는데, 이에 대해 바울과 바나바는 이렇게 말한다.

행 13:47, “주께서 이같이 우리에게 명하시되 내가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너로 땅 끝까지 구원하게 하리라 하셨느니라 하니.”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은 주께서 복수인 ‘우리’에게 명하신 것인데, 그 명령의 내용에서는 단수인 ‘너’로 표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울과 바나바가 ‘하나’인 선교 공동체로 사역하게 된다는 것이다. 비록 나중에 바울과 바나바가 마가를 선교 여행에 동행시키느냐의 문제로 서로 심히 다투어 갈라서지만, 그렇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하나’인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하나’로서 받은 주의 명령, “내가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너로 땅 끝까지 구원하게 하리라”라는 말씀은 이사야서에 있는 ‘여호와의 종’에 대한 네 개의 본문 가운데 하나에 있다.

사 49:6, “그가 이르시되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일으키며 이스라엘 중에 보전된 자를 돌아오게 할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 내가 또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나의 구원을 베풀어서 땅 끝까지 이르게 하리라.”

바울은 이사야서에 정통했다. 그런 그와 바나바에게 주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너로 땅 끝까지 구원하게 하리라.” 바울은 자신과 바나바에게 명하시는 이 말씀을 들었을 때, 이 말씀이 바로 이사야서에 있는 ‘여호와의 종’에 대한 것임을 알았을 것이고, 그에 따라 이사야서의 ‘여호와의 종’은 자신이나 바나바와 같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용된다고 이해했을 것이다. 또한 이사야서에 있는 ‘여호와의 종’에 대한 또 다른 말씀 곧 이사야 52:13-53:12의 ‘고난 받는 여호와의 종’이 명백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전하는 복음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한 그리스도의 죽음’을 삼았을 때, 이사야서의 ‘여호와의 종’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게 적용된다고 이해했을 것이다.

요컨대 이사야서의 ‘여호와의 종’에 대해, 바울은 한편으로는 자신과 같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다른 한편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적용하여 이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그는 이사야서에 있는 ‘여호와의 종’은 첫째는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둘째는 자신과 같은 그리스도인들이라고 여기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통합적 이해에서 바울은 자신의 ‘고난의 신학’을 정립하게 된 것이다. 곧 이사야서에 예언된 ‘여호와의 종’은 예수 그리스도이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그리스도인들이므로, 이사야서의 ‘여호와의 종이 당하는 고난’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일 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그리스도인들의 고난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바울은 이사야서에 나오는 ‘여호와의 종이 당하는 고난’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당하신 것으로 완결되지 않고, 자신과 같은 그리스도인들이 당하는 고난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 ‘여호와의 종’에 대한 이와 같은 이해에 따라 그는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갈 2:20)라고 말하면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자기 육체에 채운다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사야서의 ‘여호와의 종’을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만 적용하여 이해하고 자신들에게는 적용하여 이해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로, 고난을 회피하려는 인간 본성과 맞물려, 십자가에 대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 강조하고 자신이 져야 할 십자가는 외면하는 ‘고난 없는 괴이한 그리스도인들’이 되고 있다. 그리고 교회의 ‘제자 훈련’ 역시 ‘고난 없는 괴이한 제자 훈련’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제자도(제자의 길)에 대해, ‘자기 십자가를 지는 고난’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거듭하여 비타협적으로 엄명하셨다.

마 10:38-39, “38.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39.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

마 16:24-25, “24.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25.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제자에게는 자기 십자가를 지는 고난이 필수이다. 회피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라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도 바울처럼 이사야서에 예언된 ‘여호와의 종’은 예수 그리스도이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라고 올바로 해석하고,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갈 2:20)라고 말하면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자기 육체에 채운다고 고백할 수 있는 ‘십자가의 삶’을 살아야 한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자문하며 타인을 위해 대속적인 희생정신을 실천해야 마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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